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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예출판사, 사르트르의 대표작 ‘구토’ 국내 정식 계약 완역본 출간

20세기 혁신의 아이콘 ‘구토’가 21세기에 알려주는 ‘혁신’의 필요성

 

[이슈투데이=김아론 기자] 한나 아렌트가 '사르트르의 철학서 중 단연 가장 중요한 책'으로 평가한 사르트르의 대표작 '구토'가 역자 임호경의 새로운 번역으로 출간됐다.

문예출판사의 '구토'는 '에디터스 컬렉션' 시리즈의 열 번째 책으로 프랑스 갈리마르 출판사와 정식 계약해 출간하는 완역본이다. 원문의 의미를 살리면서 가독성을 높인 번역으로 20세기 걸작 '구토'를 제대로 이해하게 해준다. 또한 국내 사르트르 전문가 변광배 교수의 풍부한 해설을 첨부하여 작품의 이해를 돕고자 했다.

사르트르의 '구토'는 독특한 글쓰기와 참신한 문제의식으로 '20세기를 대표하는 걸작', 시대를 앞서간 '혁신적인 작품'으로 평가받는다. '구토'의 이런 혁신성이 세기가 바뀐 지금 퇴색됐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 사르트르가 '구토'를 통해 그린 인간의 모습은 오히려 21세기에 더 어울린다.

사르트르는 '구토'에서 쓸데없는, 남아도는, 잉여적 존재들의 모습, 그 앞에서 인간이 느끼는 낯설고 부조리한 감정을 그렸다. '구토'에서 인간은 '신을 닮은 존재'와 같은 존재의 필연성이 없다. 이를테면 주지 않아도 상관없는 '덤'이거나 남아서 문제인 '잉여'로 존재한다. 사르르트는 우리가 이런 존재라는 사실을 깨달을 때 구토하고 싶은 기분이 든다고 말한다. 그리고 이는 무질서를 경험한 인간의 마음을 대변하는 말이기도 하다.

사르트르의 철학에서 신은 없다. 인간에게는 신이 부여한 삶의 이유나 방향성 같은 질서도 없다. 사르트르는 1차 세계대전과 1929년 대공황을 경험하며 이런 생각을 했으나, 21세기에 전쟁과 대공황이 없다고 할 수 있을까. 오히려 지금 세상은 사르트르가 살던 시대보다 더 무질서하다.

좌우로 나뉘어 싸우던 냉전시대가 끝나고 모든 것이 뒤얽힌 세계화 시대가 도래했다. 20세기 자본주의는 과학기술 발달을 이끌어 세상을 하루가 다르게 변화시켰고, 불평등과 갈등은 심화됐다. 포퓰리즘이 난무하고 갈등과 분열을 조장하는 민주주의는 이미 그 빛을 잃은 지 오래다. 20세기의 질서들이 송두리째 무너지기 시작하는 지금, 우리는 사르트르가 '구토'에서 말한 '개자식들'처럼 과거에 이룩한 영광에 머무르거나 '가진 것'을 누리며 현재의 안정적인 삶에 그저 자족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물론 누군가는 변화나 혁신이 필요하지 않은 삶을 살 수 있겠으나, 그것은 결코 모두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렇다면, 혁신을 위한 사르트르의 해법에도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구토'의 주인공 앙투안 로캉탱은 어느 날 바닷가에서 물수제비 놀이를 하려고 돌멩이를 집어 던지려는 순간에 모종의 불쾌감을 느끼고 후일 그때의 느낌을 '구토'로 명명한다. 삶에서 그 어떤 존재 의미도 찾지 못하고 '쓸데없이' '남아도는' 존재로서의 실존을 자각하는 순간 구토는 시작된다. 이후 로캉탱은 예리한 관찰을 통해 과거에 축적한 지식과 영광에 안주하는 지식인의 자기기만, 소시민적 권태와 부르주아의 위선, 나아가 무의미한 대화들만 주고받는 모든 인간의 비진정성을 고발하며, 이 세상에서 구원받을 수 있는 해법을 발견한다. 그것은 무언가 창조하고, 죽은 후에 타인에게 확인되고, 그것이 인간에 의해 오래도록 전해지게 하는 것이다. 사르트르는 그것이 무질서한 세상에서 인간이 발견할 수 있는 질서(구원)라고 보았다. 모든 사람이 로캉탱과 같이 후세에 전달될 무언가를 만드는 거대한 꿈을 가질 필요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우리가 무언가를 열정적으로 창조하여 삶을 바꾸지 않는다면, 세상에 혁신이 없다면 '구토'라고 명명된 불쾌감은 결코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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